대개의 중소기업은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그렇다보니 전략수립, 마케팅, 인사노무 등 모든 면에 있어서 실행과정이나 결과가 비전문적이고 비체계적으로 끝날 때가 많다. 고급 인력에 대한 니즈는 있지만, 열악한 환경 때문에 사람을 구하기도 힘들다. 이런 고민에 맞닿아 각 분야의 전문가를 적재적소에 기업에 연결해주는 플랫폼이 있다. 탤런트뱅크의 서보성 팀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안녕하세요. 먼저 탤런트뱅크(Talent Bank)의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탤런트뱅크의 서보성 팀장입니다. 테스트 과정을 거쳐 올해 6월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어요. 탤런트뱅크는 회사명이 담고 있는 의미처럼, 재능을 모아놓은 은행이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아요. 기업이 필요한 때 시니어 전문가들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이에요. 현재 경영전략·신사업, 영업·구매, 인사·노무, 재무·회계, 마케팅, IT·디자인, 엔지니어링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풀을 400여 명 보유하고 있습니다.
시니어 퇴직자들을 기업에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매년 30대 그룹에서 퇴직하는 임원만 1천명 이상이에요. 한 명의 전문가를 만드는 데는 회사가 직원에게 투자하는 것뿐 아니라 사회에도 엄청난 투자가 필요하지요. 이렇게 힘들게 양성된 전문인력들이 퇴직과 함께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또 중소기업은 고급 인력을 뽑고 싶어도 사람을 구하기 힘든데, 이 둘을 매칭해야겠다는 고민의 방향이 잘 맞았습니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는데 초반에 가장 힘드셨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아무래도 신사업이다 보니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고민을 치열하게 했어요. 휴넷이 자체적으로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어 사업을 시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탤런트뱅크만의 컨셉을 잡기 위해 조직구조부터 마케팅까지 여러가지 관련된 비즈니스 산업을 참고했어요. 그중 사업 정체성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어요. 기업고객에게 컨설팅을 제공하는 컨셉으로 갈 것인지, 인력을 채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출 것인지 같은 부분이요. 처음이라 어떤 부분에선 힘들었지만, 답을 찾아가는 재미가 더 컸습니다.
그러한 고민 속에서 탤런트뱅크가 찾은 차별화 전략은 무엇이었나요.
실력이 검증된 최상위 전문가들을 기업에게 매칭해준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서류전형과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내부 인터뷰를 통해 전문가 검증을 철저하게 하고 있어요. 전문지식은 물론이고, 전문 직업인으로서 태도와 인성을 갖췄는지 기본적인 자질까지 꼼꼼하게 보고 있죠.
최근에는 전문가 인터뷰만을 담당으로 하는 전문위원을 선발해 전문가의 자질 검증을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저희뿐 아니라 시니어 전문가와 일하게 될 고객사도 사전 인터뷰를 봐요. 회사와의 적합성을 확인하기 때문에 고객 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시니어 전문가의 역량이 뛰어나니 성과가 좋을 것 같아요. 성공사례가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전선 제조 기업고객이 떠오르네요. 이 고객사는 해외수출을 계획했는데, 이전까지 내수 중심의 영업활동을 펼쳐와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해외영업 경험이 없는 고객에게 기본적인 구매 발주 관리부터 신규고객 창출까지 전반적인 해외영업을 맡아줄 전문가가 필요했죠.
그때 삼성물산, LG, 중소기업 대표 출신 전문가 3명을 연결해드렸어요. 성공보수 형태로 계약해 해외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물론 고정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고급 인력이니 아무래도 비용 부담이 클 것 같아요.
탤런트뱅크에서 활동하는 시니어 전문가분들은 금전적인 부분보다 사회에 지식과 경험을 공헌하겠다는 생각이 크신 분들이에요. 시니어 전문가 대부분이 수억원의 연봉을 받던 분들이지만, 기업고객이 원하는 방식에 맞춰 기간과 진행대금을 저렴하게 진행하실 때가 많아요. 한번은 신사업기획 컨설팅에 일반 컨설턴트가 3천만 원이라 부른 것을 탤런트뱅크 전문가가 550만원 가량에 진행해준 적이 있어요.
한달 단위로 계약을 연장하기 때문에 기업 고객도 부담이 없고, 프로젝트 진행 중 분쟁이 발생했을 때는 1억원 이하의 중재 비용을 지원해드리고 있습니다. 다행히 서비스를 시작하고, 아직까지 불만을 제기한 고객은 없었습니다.(웃음)
고객뿐 아니라 퇴직 후 경제활동을 하는 전문가들의 만족도도 남다를 것 같아요.
무엇보다 퇴직한 후에도 계속 일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세요. 언제는 시니어 전문가분이 일본에 출장 갔다 돌아오는 길에 고맙다며 손수 양주를 선물하러 방문하신 적이 있어요.
시니어 전문가를 위한 전담 매니저 제도도 좋아하시는 부분이에요. 고객사뿐 아니라 시니어 전문가들의 의견도 귀담아들으려고 노력해요. 분기별 개최하는 세미나도 전문가 초청강연 및 네트워크를 쌓고 싶어하는 시니어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한 결과입니다.
팀장님은 어떨 때 보람을 느끼세요. 팀장님이 생각하는 행복한 직장생활을 만드는 방법이 궁금해요.
이건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인간관계와 목표에 대한 성취감이죠. 둘 중에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행복하지 않습니다. 팀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사업을 만들어갈 때 가장 행복해요. 행복한 직장 생활은 일과 직장을 구분하지 않을 때 더 잘 발휘가 된다고 봅니다. 일이 하나의 놀이이자, 사명이 되는 것이지요.
탤런트뱅크를 론칭한 휴넷은 1세대 교육기업이자 행복기업으로 알려졌어요. 남다른 기업문화가 있다면.
회사의 조직문화를 보려면 회의시간에 참석해보면 안다고 해요. 휴넷 내부의 신사업팀이 3곳이 있는데 매주 월요일 11시에 전직원이 모여 회의를 합니다. 다른 사람이 와서 보면 놀랄 수 있는데요. 들어온 지 얼마 안된 신입사원이 임원분 주장에 반박할 정도로 굉장히 자유로워요. 예의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주도적으로 의견을 낼 수 있다는 뜻이에요.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는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 같습니다.
탤런트뱅크의 차기 계획은.
올해 말까지 전문가 그룹을 1,000명으로 확대하여 인력풀을 보강할 계획입니다. 얼마 전엔 전문가 인터뷰만을 맡아줄 전문위원도 채용했어요. 이를 통해 시니어 전문가들이 퇴직하고 집에서 놀기보다는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적어도 탤런트뱅크에 합류한 시니어 전문가라면 일자리 걱정은 하지 않는 플랫폼으로요. 예전에는 회사가 잘 나가고, 능력이 없어도 줄만 잘 서면 됐잖아요. 이제는 정말로 자신의 능력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세상을 꿈꿉니다.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 5자토크 부탁드려요.
다섯자 토크. 탤런트뱅크는 ‘일자리혁신’이다.
시니어는 정년 퇴직 후 새로운 경제활동을 할 수 있고, 중소기업은 고급 인력에 대한 니즈를 해결할 수 있다.
글·사진 / 김민정 책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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